코스모스

쿠르드 연대기 본문

북 리뷰

쿠르드 연대기

endlesslove 2018. 8. 7. 13:05

(서평) 쿠르드 연대기 : IS시대의 쿠르드족 문제

 

 

 

 

출판사: 한울

저자: 제라르 샬리앙 (Gerard Chaliand),

 

 

 중동지역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이 쿠르드족이다. 나라가 없고 여기저기 흩어져서 살고 있고 때로는 학살을 당하기도 하면서 쿠르드족은 고난의 세월을 지내고 있다. IS가 등장했을 때 최전선에서 전쟁을 벌인 용사들이고 쿠르드족 때문에 IS와의 전쟁은 승리로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면 다시 나라 없는 민족으로 어느 나라에서는 또 학대와 수모와 학살을 당할지 모르는 것이 쿠르드족의 비참한 운명이다. 쿠르드족이 누구인가? 하는 궁금증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쿠르드족에 관한 좋은 책이 나아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두 분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사람들이지만 중동문제 전문가들이고 활동가들로 보인다. 옮긴분은 은정 펠스너라는 분이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박사과정에 있다고 한다.

 

제라르 샬리앙 (Gerard Chaliand) : 1934년 벨기에에서 출생한 제라르 샬리앙은 국제관계 전문가로서 특히 게릴라전과 테러리즘으로 표출되는 반식민지 해방투쟁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샬리앙은 지난 20년 동안 4대륙(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동유럽)에서 발생한 다양한 식민지 해방투쟁을 현지에서 관찰해왔으며, 특히 북베트남의 홍강 삼각주에서 일어난 해방투쟁, 요르단과 레바논 지역의 파타(Fatah) 정당과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1969~1970)의 활동, 아프가니스탄(1980~1982) 등에서 일어난 갈등을 참관인 자격으로 주시해왔다. 1980년부터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이라크에서 표출되는 갈등을 정기적인 현장 방문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소피 무세 (Sophie Mousset) : 작가 겸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쿠르디스탄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쿠르드족 문제에 대한 책을 저술하고 있으며, 프랑스 쿠르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쿠르디스탄: 시간을 감내하는 꿈(Kurdistan: Le reve a l’epreuve du temps)(2017), 아르메니아: 민족 정체성(Armenie: Identite d’un peuple)(2007) 등이 있다.

 

 

2. 목차별 내용

 

1장 그제: 쿠르디스탄의 간략한 역사

 

쿠르디스탄이라는 지명은 터키 동남부 지역과 이란 서부 지역의 일부, 그리고 이라크 북동부 지역 일부와 터키 국경 지역에 인접한 시리아 북부의 고립된 세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 명칭이다. 이 지역은 아랍인과 아시리아인들도 거주하고 있지만 쿠르드족들도 쿠르디스탄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현재 4개국에 나뉘어져서 있다.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이들 4개국은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독립하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쿠르드인들 중 대부분은 샤피이 학파로 즉 수니파에 속하지만 알레비파와 야지디교를 믿는 집단 그리고 기독교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심지어는 유대인들과 시아파 섞여 있다고 한다.

 

 16-17세기에 수니파에 속하는 오스만 제국과 시아파에 속하는 이란의 사파비 왕조의 경쟁으로 쿠르드족은 둘로 분열되었는데, 대부분의 쿠르드 사람들은 오스만 제국을 지지했으며 이들은 국경을 수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은 패전국에 속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오스만 제국의 영토는 유럽 강대국이 분활하게 된다. 쿠르드족은 오스만 제국이 패망하자 자신들만의 독립 국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쿠르드족의 내부 분열문제 때문에 그들 자신들의 입장도 통일되지 못하고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다.

 

 

 그리고 192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터키와 이란, 이라크는 쿠르드족의 내부갈등을 계속해서 이용해왔다. 그 갈등의 내용은 부족 간의 갈등, 종교적 갈등 그리고 사회적인 갈등 등이다. 이중에서도 터키는 갈등을 조작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나라들도 터키의 계략을 모방하여 쿠르드족의 분열을 조장하고 이들을 이용하고 핍박하는 일을 계속하게 된다.

 

 이라크에서는 사담 후세인이 대통령으로 즉위하면서 쿠르드인들은 커다란 시련을 당하게 된다. 이란과의 전쟁 이후 쿠르드인들이 이란에 속한다면서 이들을 추방하고 재산을 압수하고 학살하기 시작한다. 80년도에는 7000명의 쿠르드 청년들이 학살당하고 83년에는 8000명이 체포되어 학살당하였다. 2003년 미연합군이 이라크에 들어가서 확인한 결과 사담 후세인의 의해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학살된 것을 확인하게 된다. 후세인은 생화학 무기까지 동원하며 쿠르드족을 제거하려고 하였다.

 

 

2장 어제: 이라크의 혼선

 

 20019.11 테러 발생 이후 미국은 이라크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출한다. 미국은 이 목표를 위해 쿠르드인들에게 통합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를 위한 이르크 공격과 그 이후 행정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한 미국은 쿠르드 군대와 그들의 정보망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쿠르드인들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계속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고 나토 회원국 중 두 번째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터키는 쿠르드에 상당히 적대적이었다. 반면 쿠르드인들은 터키 군대가 쿠르디스탄에 들어올 경우, 터키의 내정간섭을 우려하여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연합군은 단 2주 만에 이라크 바그다드를 점령하게 된다. 이라크는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재 속에 있었기 때문에 군대마저도 무력하였던 것이다. 이라크의 패망으로 쿠르디스탄에게는 기회가 왔다. 자치 연방정부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3장 오늘: 화약고의 중심

 

 저자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의한 혼돈의 책임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고 한다. 1차 석유파동이후 서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의 보수화와 호전적 이슬람화를 계속해서 조종해 온 나라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라는 것이다.

 

석유파동으로 석유 값이 네 배 이상으로 오르자 수니파에 속하고 메카 성지를 소유하고 있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즉시 이슬람 설교자들을 전 세계로 내보내고 이슬람 사원을 건설하면서 무슬림 사회를 근본주의화하기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고 한다.

 

1979년 말 사우디아라비아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소비에트 연방의 개입에 반대하면서 파키스탄과 미국의 도움을 받아 아프간 병사들을 돕는 수니파 지하드를 조직하게 된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내부의 다양한 저항 단체들 가운데 굴부딘 헤크마티아르가 이끄는 가장 급진적인 단체를 지원하기로 결정한다. 이 단체는 오사마 빈 라덴이 그랬던 것처럼 소비에트 연방과 갈등이 종결되지 미국에 등을 돌렸다. 이렇게 최초의 지하디스트 테러는 시작되었다.

 

 2013년 알카에다 분파인 알 누스라 전선과 결별한 이라크 저항 세력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니가 새로운 조직을 형성했는데 이 조직이 바로 이라크와 레반트 지역의 이슬람 국가이다. IS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라크 정권을 상대로 전투를 버려왔던 수니파 단체들을 규합하는 데 성공했다.

 

 쿠르드 행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끊임없이 미국에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0146월 모술에서 IS 병사 수천 명은 예상을 뒤엎고 그들보다 훨씬 숫자가 많은 시아파 병사들을 몰아내고 말았다. 이 승리로 IS는 엄청난 무기와 자금을 손에 넣게 되었다. 이리하여 이라크 전 정권인 수니파 바트당의 성향을 계승한 IS가 선포되었으며 그들은 스스로를 칼리파 국가로 규정했다.

 

 

IS의 등장은 쿠르드인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과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는지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군대의 정상화인데 이는 젊은 지원병의 충원도 절실하였다.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서 군대 정상화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시리아의 쿠르드인들은 달랐다. 이들 민주연합당의 병사들은 엄청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다수의 여성병사들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전투력은 코바니 탈환작전에서 입증되었다. 이들은 용맹스러웠고 전쟁을 치루고 전사하는 것을 명예로 여겼다.

 

아랍과 무슬림 세계의 일부를 유혹하고 있는 지하디즘은 일종의 근대화 저항운동이라고 한다. 저자는 지하디즘은 다른 사회의 반근대주의 운동에 비하면 요란한 수레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결론: 그리고 내일은?

 

 결론에서 저자는 현재 중동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행한 사태의 주범은 미국과 유럽 연맹국들이라고 말한다. 가장 민주적이라고 칭하는 이들 국가들이 중동의 무질서를 초래한 주범들이며 1980년과 2011사이에 출현한 모든 급진적인 이슬람주의 단체들의 탄생을 촉발한 장본인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지하디즘이 계속 확장되고 있지만 이들의 광기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경제 정책 하나 없는 광기의 종파주의에 불과하고 말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과거의 신화를 재구성하는 데 있지 않고, 각 민족의 위엄과 정체성, 문화를 복원하는 데 있다. 이는 과거의 일본, 그리고 현재의 중국처럼 근대화로 인해 생성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수용함으로써 가능하다

 

 

3.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

 

 먼저는 이런 책을 출판한 출판사에 감사한 생각이 든다. 대중성이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인기에 영합하는 책만 내서 돈벌이에 급급한 출판사가 아니라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책을 너무 빨리 읽었고 대강 요약을 하는데 요약이 잘 되지 않는다. 원래 저자가 책을 쓸 때 가독성 있게 쓴 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내가 중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어서 그런지 중간 중간 상황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쿠르드족 문제를 깊게 다르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현재 중동의 문제를 함께 다뤄서 좋았다.

 

 또한 이슬람 급진파를 보는 다른 시각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하였고 쿠르드족 문제와 중동의 여러 문제들이 결국 미국과 유럽 열강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 깊이 동감하면서 만일 그렇지 않았으면 더 나은 중동과 세상이 되었을까도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서구 열강의 약탈이 없었으면 평화로운 세상으로 존재할 수 있었을까?

 저자가 잘 지적한 것처럼 이슬람 지하드 운동은 근대화에 반대하는 운동이다.

 

이 말은 아직 이슬람 문명권은 근대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이슬람 문화권은 여전히 십자군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 유럽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 상태가 중동에서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서구 열강의 간섭이 없었으면 지하드가 아니라 더 강한 군대로 세상을 점령하려고 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고 미국과 서구 열강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을 그들이 저지른 탐욕의 열매를 열심히 거두고 있다.

 

 저자가 결론에서 말한 다양성의 인정과 수용이 이슬람에서도 가능할지는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이슬람 문화권이 이슬람의 초법적인 종교에서 분리되기 전까지는 아마도 근본주의 운동과 테러와 전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나라와 사람들이 세속적인 이슬람 국가각 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쿠르드족의 긴 역사를 읽으면서 쿠르드족에게 깊은 연민을 갖게 된다. 부족 중심의 민족이 하나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고 주변 국가들의 방해로 국가가 되지 못하는 서글픈 운명을 가진 쿠르드족을 마음으로 응원한다. 쿠르드족이 하나의 건강한 나라를 이루어서 중동의 힘의 균형자로 진정 평화를 사랑하는 이슬람으로 자리 잡길 바래본다.

 

'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게이츠의 화장실  (0) 2018.08.09
유튜브의 신  (0) 2018.08.09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4차 산업혁명 이야기  (0) 2018.08.08
백년허리  (0) 2018.08.07
남자는 힘이다  (0) 2018.08.0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