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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은유 <글쓰기 최전선>

endlesslove 2020. 7. 20. 15:36

모든 글의 최종 목적은 감동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자주 읽는 편이다. 한 번 읽고 싶었지만 손이 가지 않아서 읽지 못했던 책이 은유 선생의 글쓰기 최전선을 읽었다. 연필로 줄을 그으며 후다닥 읽었다.

 이 책은 은유 선생이 글쓰기 교실 <수유 넘어 R>에서 학우들과 수업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수필을 쓰듯이 적어가면서 글쓰기에 꼭 필요한 내용들을 살포시 올려놓았다.

 

 

글쓰기 책들이 글 쓰는 방법으로 12번 붙여가면서 써 놓은 요령들이 있다. 이 책에도 그런 내용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결국 글쓰기는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작가의 관점과 생각이 들어 있다.

 

 

글을 쓸 때 남이 어떻게 읽을까 생각하면서 글을 쓰다 보면 어느새 거짓의 글이 되고 만다. 정작 중요한 생각과 내용은 감추고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는 글을 쓰려고 하다 보면 내가 사라지고 읽는 이의 글만 남게 된다.

 

진실하게 쓴다면, 결국 내가 쓴 글이 나다. 나의 사유의 수준이 나의 수준이다. 생각을 글로 잘 쓸 수 있지만 내가 살은 만큼만 남에게 감동도 줄 수 있다. 남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 생각만큼 삶이 따라가지 못해서 일지 모른다.

 

 

내가 쓴 글이 나다. 부족해보여도 지금 자기 모습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한다는 점에서, 실패하면서 조금씩 나아진다는 점에서 글쓰기가 좋다. 쓰면서 실망하고 그래도 다시 쓰는 그 부단한 과정은 사는 것과 닮았다

 

 

글을 잘 쓰고 싶으나 늘 잘 못쓰고, 남의 글 읽으면서 포기하기를 반복하는 나에게 저자의 다음 말은 용기를 준다.

 

이 세상에는 나보다 학식이 높은 사람, 문장력이 탁월한 사람, 감각이 섬세한 사람, 지구력이 강한 사람 등 글 잘 쓰는 사람이 많고도 많다. 그런 생각을 하면 기운이 빠진다. 이미 휼륭한 글이 넘치므로 나는 글을 써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내 삶과 같은 조건에 놓인 사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나의 절실함을 대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나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또 기운이 난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생각하는 사람이고 자신의 언어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글쓰기 책은 길을 찾다 마시는 생수 비슷하다. 글 쓰다 지칠 때 읽으면 다시 쓸 용기를 준다. 글 쓰는 것이 막막하고 지치는 분들이 은유 선생의 이 책을 에세이 읽듯 읽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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