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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endlesslove 2018. 10. 3. 00:00

무진기행

 현대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김승옥이라고 한다. 처음 김승옥의 소설을 읽을 때 느낌은 작가 이상과 같은 천재적인 문장과 카뮈의 글을 읽는 듯한 혼돈과 충격을 주었다. 어떤 지인은 서울의 달빛 0을 읽을 때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의 달빛 0은 제1회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라 사실을 확인할 수 없지만 이 작품은 이어령 선생이 김승옥의 재능을 아깝게 여겨 여관에 가두고 소설을 쓸 때까지 나오지 말라고 하였더니 하룻밤 만에 쓴 작품이라고 한다. 하룻밤 만에 쓴 글로 제1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김승옥의 소설은 소설가로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필사하는 중요한 책 중에 하나다. 작가 신경숙도 김승옥의 소설을 필사하면서 문장 연습을 하였다고 한다. 소설 <무진기행>1964<사상계>에 발표된 작품이다. 나중에 <안개>라는 작품으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단편소설집 무진기행은 김승옥의 단편 10편을 모아 놓은 단편소설집이다.

 

출판사는 민음사이고 김미현 선생님의 작품 해설이 수록되어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승옥의 글은 너무 염세적이다. 아무리 탁월한 작품이라고 하여도 이런 작품에는 마음이 가지 않는다. 사실 왜 이런 글을 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책의 제일 앞에 작가의 말을 보면 그의 사상을 조금은 알 듯하다.

 

 

 

 “소설이란 추체험의 기록, 있을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도식, 구제받지 못한 상태에 대한 연민, 모순에 대한 예민한 반응, 혼란한 삶의 모습 그 자체, 나는 판단하지도 분노하지도 않겠다. 그것은 하느님이 하실 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의미 없는 삶에 의미의 조명을 비춰 보는 일일뿐.”

 

  김승옥이 생각하는 삶이란 의미가 없는 삶이었다. 그 탁월한 작가가 그의 재능이 인생의 참된 의미를 알지 못하여 이런 흐느적거리고 절망만 가득한 소설을 쓴 것이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 김승옥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이후에 기독교로 귀의하는 극적인 반전이 그의 인생에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내가 만난 하나님>이라는 산문집을 끝으로 글을 쓰지 않고 있다. 물론 글을 쓰지 않는 이유는 뇌졸중 후유증 때문으로 알고 있다.

 

  오랜만에 무진기행을 다시 읽으며 드는 생각은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구나 하는 점과 그의 정신세계의 빈약함과 허무함이었다. 그러에도 불구하고 그는 탁월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여러 가지 이유로 김승옥의 소설을 읽을 수는 있지만, 소설 하나하나에 대해요 이런저런 것들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소설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작가 김승옥의 공허한 사상은 배우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그도 이제 그 공허함을 버렸을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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